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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2호/ 일생을 함께 가며 서로 도울 친구
 서른다섯 해 동안 살던 내 고향 부산을 떠나면서, 물론 하나님의 확실하신 응답으로 웃으며 떠나게 하셨지만 본토와 친척, 아비집을 떠나는 것보다 더 섭섭했던 것은 사랑하는 친구 사모님들과의 헤어짐 이었습니다. 아무런 경험이 없던 제가 결혼해서 사모라는 이름으로 쭈욱 성장해왔던 수영로교회는 제게 모교회보다 더 친정과 같은 곳이었습니다. 전도사라는 이름으로 늘 긴장과 외로움에 익숙해있던 제게 사모회는 너무나 안전하고 큰 울타리이자 쉴 만한 물가였고, 일찍 사역을 시작해 또래집단과는 늘 동떨어진 삶을 살던 제게 사모회는 사모끼리도 친구가 될 수 있다는 것을 가르쳐 주었습니다. 베일로 적당히 자신을 싸고 내면 깊숙한 아픔들은 묻어두고 거룩함만을 나누는 그런 친구가 아닌, 시시콜콜 집안 이야기를 해도 후회되거나 부끄럽지 않은 정말 친밀한 친구가 되었습니다. 교육전도사의 사모에서 전임, 강도사를 거쳐 목사로 오랫동안 서로를 보아왔던 사모님들과는 친구 그 이상의 가족 같은 끈끈함이 아직도 있습니다. 그것은 비단 무시못할 세월이 주는 친밀함만은 아닌, 서로의 아픔을 공유하면서 함께 기도하며 아파해주고 함께 기뻐해주며 함께 성장해왔던 훈련의 장 사모회가 있었기 때문입니다. 자녀를 주십사 기도할 때 오랫동안 응답이 없으신 하나님의 마음을 움직인 것도 사모님들과 함께였고, 응답으로 인해 기쁨에 찼을 때도 저보다 더 감사하면서 우리 기도의 응답이라며 울기도 하고 팔짝팔짝 아이같이 뛰면서 눈물을 글썽이고 환호하던 평생 잊지못할 추억의 그 장면도 사모님들과 함께였습니다. 사역지를 위해 기도할 때도 그 자리에 혼자 놔두지 않고 함께 힘이 되어 주었고, 신실하신 하나님의 응답을 나누며 눈물로 안아줄 때도 사모님들과 함께였습니다. 먼저 의정부로 오게 된 남편 때문에 이사할 때까지 외로운 저를 위해 밤이면 간식을 들고 찾아오기도 했고 추억을 나누며 은혜를 나누며 기도로 축복해 준 사모님들이 계셔서 얼마나 든든했는지 모릅니다. 함께 기도해주신 사모님들 덕분에 수영로교회와 같이 기도의 무릎이 중심이 된 좋은 의정부 광명교회로 오게 되었습니다. 담임이신 최남수목사님은 정필도 목사님처럼 겸손하시고 오직 기도로만 사시는 분이시니 교회의 전체적인 분위기도 좋습니다. 전교인이 사십일 작정기도를 드리는 것은 기본이고 24시간 강단 기도의 불이 꺼지지 않으며 해마다 삼일씩 전교인이 금식기도도 드리니 뜨거울 수 밖에요. 그리고 워낙 선교중심적인 교회이니 남편은 수영로교회와 너무나 토양이 같다고, 하나님께서 보내신 뜻을 알겠다고 하면서 정 목사님께 9년 동안 배워왔던 것들을 이제 쏟아 부어야 할 때인 것 같다고 합니다. 남편은 정 목사님을 통해, 저는 박 사모님과 사모회를 통해 얻게 된 풍성함은 이루 말할 수가 없습니다. 눈에 보이지 않지만 엄청난 보물들을 선물로 받았습니다. 사람이 재산이라고, 그 중에 제일 큰 보물은 제게는 바로 사모님들입니다. 지금 사모회에 계신 사모님들도 거절감에 대한 두려움을 던지고 일생을 함께 가며 서로 도울 친구들을 만드시길 바랍니다. 삼겹줄은 끊어지지 않는다는 거 아시죠? 서로가 서로에게 삼겹줄이 되어주자구요. 그래서 다른 곳에서 누리지 못했던 사모로서의 정체성과 자존감을 회복하고 더 큰 사모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수영로에 온지 얼마 되지 않았을 때가 생각납니다. 처음 홈피 생성을 위해 모임을 할 때였습니다. 어린 아기가 있는 사모님 한 분이 모임에 많이 늦으셨습니다. 부목사님 사모님들은 담임목사님 사모님이 기다리시니 안절부절 못하며 얼굴이 붉으락푸르락 했었습니다. 어디 오기만 해봐라- 하는 얼굴들이었죠. 드디어 그 사모님이 도착을 했고, 당시 전도사 사모였던 저는 분위기가 험악해질까 그저 졸아 있었습니다. 그런데... 한 시간을 훨씬 넘게 기다리신 박사모님의 말씀, “아휴~, 사모님, 아기 데리고 온다고 많이 힘들었죠?” 일동 “!!!......” 그 한마디 말씀에 분위기는 완전 반전되었죠. 아!! 역시~ 큰 그릇이시구나!. 역시 다르시구나! 그 때 그 일이 제게 얼마나 신선한 충격이었는지 모릅니다. 그 모습을 보고나서 선입견과 고정관념이 많았던 저 자신을 얼마나 많이 깨려고 했는지 모릅니다. 그래서 저는 수영로 사모회에서 제일 크게 배운 것이 박 사모님의 도전정신과 포용력인 것 같습니다. 목사님은 지난 9년동안, 저는 8년동안 수영로에서 그저 행복했었노라고 드렸던 감사의 고백들이 앞으로 우리와 사역하는 분들에게도 흘러가길 원하며 더 큰 그릇, 더 큰 그늘이 되기 위해 힘쓰겠습니다. 때때로 사무치게 그리운 사모님들, 사랑합니다-!! (김 태근 목사의 아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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