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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4호/소중한 오아시스/모래 먼지뿐인 사막 한가운데에서 얻은 물 한통
여름 휴가로 즐거운 시간을 보내던 어느 여름날에 샤마에 글을 하나 실어달라는 요청을 받았다. 순종하는 맘으로 승낙을 하고 잠시 뒤로 미뤄 두었다가 아차~하는 생각에 맘 잡고 책상에 앉아서 연신 키보드를 두드리기 시작한다. 아직 꽃샘 추위로 옷깃을 여미고 있던 지난 3월… 아들래미 등원차량에 부랴부랴 태워 보내고 급한 마음에 서둘러 얼굴 빨갛게 땀내며 뛰어 갔던 기억이 가장 먼저 떠오른다. 나를 반기는 이가 없는데 왜 맘은 그리도 바빴었는지… 교회에 들어서자 넓은 로비에서 순간적인 공황감에 빠져 들었었던 기억이 난다. ‘아~어디로 가야 하지? 내가 여기 왜 왔지? 잘하고 있는 것인가?’ 머리로 이런 생각을 마무리 할 겨를도 없이 발은 이미 목적지에 닿아 있었다. 조별로 나누어 앉아 있는 그곳에서 어디로 가야할지 막막함이 몰려왔지만 이것도 잠시 곧 내가 동참할 수 있는 조로 배정받았고 드디어 안정감을 찾을 수 있었다. 참 많은 사람들이 있었는데 이들은 몇 개의 공통분모를 가지고 있는 사람들이었다. 여자이면서 아내이고 영락없는 예수쟁이인 ‘사모’란 공통점이다. (나는 예수쟁이라는 단어를 좋아한다. 어떻게 보면 크리스찬들을 비방하기 위해 만들어진 이 단어가 나는 참 좋다. 고상한 체 하지 않고 본질을 꿰뚫고 있는 단어로 내가 살아갈 목적에 대해 분명히 드러내기 때문이다) 그래서인지 첫 모임에 참석하였음에도 불구하고 잘 적응해나갈 수 있었던 것 같다. 내가 수영로교회 사모가 아님에도 불구하고 사모회 참석을 결정했던 가장 큰 이유는 커피브레이크를 한다는 것 때문이었다. 특히, 내가 여호수아서를 통해 많은 은혜를 받았기에 더 많은 관심을 갖게 되었고 그 매력에 심취되었다. 사실 나는 평소 사모모임에 대해 부정적인 시각을 가지고 있는 사람 중의 하나였다. 여러 사역지를 바꾸어 섬기는 동안 여러 모양을 보았고 사모모임을 만들기도 했었다. 그런데 이전까지 사모모임은 내가 받은 은혜보다 상처나 아픔이 더 많았다. 힘든 시간을 겪어야 했고 아직도 완전하다고 생각되지 않는다. 이런 내가 사모회에 나가게 되었을 때, 이전에 같이 사역했던 다른 사모님들은 나를 만류하셨지만, 나는 지금도 매주 목요일이면 수영로사모회에 참석하고 있다. 수영로사모회는 나에게 병원과 같은 곳이고 요양원과 같은 곳이다. 그 누구에게도 아닌 나 자신에게도 오픈하지 못했던 아픔과 상처를 치료하고 털어낼 수 있는 곳이기 때문이다. 참 희한한 방법으로 주께서 인도하심을 경험하게 된다. 특히, 나와 비슷한 사람들이 모여 있는 곳에서 먼저 경험하신 여러 사모님들을 통해서 연륜을 통해 얻게 되는 팁이 너무 많다. 그리고 배울 것이 너무 많다. 혼자만의 힘으로는 도저히 풀리지 않던 신비로운 것들(?)이 척척 풀려버리는 것을 경험하게 된다. 나는 메말랐던 눈물이 다시 흐를 수 있는 곳, 굳어진 무릎을 굽힐 수 있고 펴서 다시 달릴 수 있게 만드는 곳이 바로 ‘수영로사모회’라고 생각된다. 적어도 나에게는 굳이 많은 말을 하지 않아도 어떤 표현을 하지 않아도 잔잔한 은혜의 강가의 촉촉함으로 적셔지는 곳, 사방을 둘러보아도 모래 먼지뿐인 사막 한가운데에서 얻은 물 한통과 같이 소중한 곳이다. 사람들은 기대이론처럼 얻는 것에 대해서는 무디지만 잃는 것에 대해 민감하기에 우리는 가끔 세상 속에서 살다보면 내가 가진 것이 얼마나 소중한 것인지 잘 모를 때가 많다. 내가 바라보는 수영로사모회는 혼자서 전전긍긍하기 일쑤인 사모들에게 제대로 말하고 나눌 수 있는 소중한 오아시스와 같다. 주님을 위해 내어드린 삶 속에 지금은 오아시스와 같은 짧은 시간 허락된 것임을 기억하면서 감사함으로 가야 할 길을 위해 준비할 수 있기를 소망한다. (대구문화교회 목사의 아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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