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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2호/ 보고 듣고 느끼는 축복
우리가 잘 쓰는 한자 성어 중에 백문이 불여일견(百聞不如一見),이라는 말이 있다. 백번 듣는 것이 한 번 보는 것만 못하다는 뜻이다. 목회는 단순한 이론이 아니라 실제요 현장이기 때문에 백 번 들어도 그 현장에 들어가서 직접 보거나 참여하지 않고는 이해하기 힘든 것이 목회 현장이다. 그런 의미에서 우리 수영로교회와 담임목사님 그리고 사모회는 목회 실제를 배울 수 있는 현장이요. 축복의 통로다. 지금은 신앙생활을 하시지만 나는 불신가정에 태어나서 많은 핍박을 받으면서 신앙생활을 했다. 그러다보니 신앙의 스타일이랄까? 색깔이 과격하지 않으면 견뎌나갈 수 없는 광야 같은 세월을 보내야 했다. 그러다보니 가장 큰 피해자는 가정이었고 내 아내였다. 나와는 정반대인 신앙 좋은 가정에서 태어나서 교회밖에 모르는 사람이 환경과 문화가 전혀 다른 선교지 같은 곳에 시집와서 결혼 후 한참동안 엄청난 문화충격 속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그때 가장 필요한 손길이 남편이라는 것을 내가 모르지는 않았을 텐데 주의 일(?)이라는 절대성을 내 세우며 거의 혼자 육아와 함께 영적고독과 암흑 속에서 지내게 했다. 지금 생각해보면 그때 아내의 모습은 늘 불안과 힘듦의 연속이었다. 평신도는 훈련이다, 봉사다, 얼마든지 혜택을 누릴 수 있지만 보수적인 교회에서 부교역자 사모가 평신도와 어울려 훈련받고 어울린다는 게 자유롭지 못한 분위기에서 보는 것도 없이 듣는 것도 없이 영적 사각지대에서 헤쳐 나가고자 혼자 발버둥치던 그런 시절이었던 것 같다. 그런 아픈 시절이 있었기에 볼 수도 있고 들을 수 있고 같이 느낄 수도 있고 나눌 수도 있는 지금 이 시간이 더 귀하고 소중하게 여겨진다. 특별히 아내는 외부 사모님들에 대한 마음이 각별한 것 같다. 다른 교회 여러 사모님과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누면서 같은 또래가 겪는 고민도 나누고 사역에서 일어나는 여러 가지 갈등들을 나눌 땐 과거의 아픔들이 다시 살아나는 듯 눈물 흘리면서 그 사연들을 나누어 주면서 중보기도를 요청하곤 한다. 특별히 서로 나누는 대화가 푸념이나 신세한탄이 아니라 말씀을 주님으로 모시고 말씀을 중심으로 나누는 대화를 통해 엄청난 풍성함과 감격을 맛보는 듯 했다. 아직도 나는 조선시대 사람 같아서 아내를 잘 도와주지 못하고 모든 것이 내 중심으로 돌아가고 있다. 그렇게 10년 이상 살다보니 아내도 거의 내게 요구하는 것이 없다. 그런데 하루는 “여보 이거 좀 도와 줘요” 하면서 먼저 부탁을 해 왔다. 다름 아닌 커피 브레이크 성경공부를 준비하는 것이었다. 그런데 그 진지함이 말 그대로 장난이 아니었다. 모처럼 같이 앉아서 실제상황처럼 커피 브레이크를 같이 실습했다. 모르는 게 있으면 책도 찾고 주석도 넘겨 가면서 설교 한 편 준비하듯 심혈을 기울였다. 때로는 질문이 잘 안 나와서 고민하는 모습도 역력했지만 어떨 때보다도 더 행복하고 보람 있어 하는 모습에 나도 기분이 좋았다. 보통 가정과는 달리 자아실현이란 내면적인 요구는 남편의 성장으로 대리만족 해야 하는 우리 사모님들의 삶은 그 자체로 고난을 수반한다고 생각한다. 시간적으로 육체적으로 분주하지만 그 시간을 통해 풍성한 삶의 나눔과 위로를 얻으며, 자신의 은사가 묻히지 않고 사용됨으로 기뻐하는 아내의 모습을 볼 때마다 하나님께 감사하곤 한다. 또 하나 무엇보다 감사한 것은 내가 설교 준비할 때다. 설교하는 순서가 돌아오면 내가 특별히 부탁하지 않아도 아내는 처가와 본가에 연락해서 제 설교 날짜를 정확하게 일러준다. 그리고 아들과 딸과 함께 “아빠를 위해 기도하자”면서 아이들 방에서 기도로 중보하는 하는 것을 보았다. 남편을 위해 기도하는 아내의 모습을 떠올리면 천군만마를 얻은 듯 든든하다. 이 또한 담임목사님과 사모님께 배운 현장 목회다. 사모회를 통해 좋은 모델을 본받고, 그대로 해 보려고 노력하는 아내는 점점해 성숙해지고 풍성해 진 느낌이다. 이렇듯 서로의 장점을 하나 둘 배워서 자기의 것으로 삼는 사모님들의 모습은 사모회를 점점 더 풍성하고 아름답게 만들 것이다. 아내는 늘 걱정이 많다. 내가 과연 잘 할 수 있을까? 정말 성도들이 간절히 바라는 영적 어미가 될 수 있을까? 묻곤 한다. 그때마다 대부분은 씩 웃고 말지만 나는 아내가 성도들의 마음을 잘 이해하고 어루만지는 영적 어미가 될 것을 확신한다. 그 이유는 아내는 주님을 사랑하는 여인이고 무엇보다 주님이 아내를 정말 사랑한다는 것을 확신하기 때문이다. 또한 우리 수영로 사모회 한 분 한 분도 주님을 사랑하고 주님이 또한 사모님들을 사랑한다는 것을 믿어 의심치 않기에 남편의 동역자이기에 앞서 주님의 동역자로 주님의 몸 된 교회를 잘 섬기라고 확신한다. 얼마 전 고별설교를 하신 어떤 목사님 말씀대로 우리 수영로교회 같은 교회가 왜 부산에만 있어야 하는가? 우리 교회 목사님들이 가는 곳마다 그 곳에 수영로교회 같은 은혜로운 교회가 세워지는 것이 하나님 뜻이듯 수영로 사모회 역시 각자 주어진 목회 현장에서 또 다른 수영로 사모회가 세워져서 수 많은 사모님들이 위로받고 말씀으로 세워져 가는 미래의 꿈을 이 시간 꾸어본다. (김현정A 사모의 남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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