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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5호/꿈을 향한 날개 짓
사람이 살다보면 이런 저런 일을 겪게 되고 그럴 경우 계획한 대로 이루어지는 경우도 있지만 전혀 생각지도 못한 일이 일어나거나 원하지 않은 과정을 거치기도 한다. 그럴 때는 때론 당황하기도 하고 과정이나 결과의 정도에 따라 기뻐하기도, 혹은 실망하거나 깊은 좌절감을 맛보기도 하는데 특히 우리 크리스챤들의 경우에는 왜 이런 일이 일어났을까를 생각해보며 하나님은 내게 무엇을 원하시는가 라는 질문을 스스로에게 끊임없이 던지며 그 해답을 하나님과 함께 풀어나가기도 한다. 내 경우를 생각해보면 적어도 그랬다. 하나님은 전혀 사모의 길을 생각지도 않았던 나를 사모로 만드실 계획을 아주 오래전부터 해 오신 것 같고, 그 계획대로 하나하나 과정들을 거치면서 나를 사모로 만들기 위해 전초작업(?)을 하셨으며, 결국 나는 영화 속 주인공에게서나 볼 수 있는 흔치 않은 과정을 거쳐 사모가 되었다. 대학원을 다니면서 유학을 생각하며 준비하고 있을 때 갑작스레 걸려온 전화 한 통, 바로 지금의 남편인 목사님을 만나라는 간사목사님의 제안이 없었다면 지금의 내가 이 자리에 있을 수 있을까. 전혀 내 계획과는 맞지 않는 일이 내 눈앞에 펼쳐지고 있는데, 이 길을 가려면 내가 오랜 시간동안 꿈꾸고 준비해 온 세계가 나를 향해 작별을 고하고 새로운, 사모라는 두려운- 그때는 그랬다 - 자리가 나를 향해 어색하게 손짓하고 있는 그 상황에서 나는 정확한 하나님의 뜻을 찾아야 했고, 그 뜻을 찾기란 그리 어렵지는 않았다. 아, 하나님은 정말 나의 삶에서 또 하나의 터닝 포인트를 지금으로 세우셨구나 라는 생각은 남편을 보는 순간 들었고, 아니 어쩌면 그 전화를 받은 당일 내내 들었고 몇 번 안 되는 남편과의 만남에서, 참으로 어색하고 어렵기만 했던 남편에 대한 나의 마음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나는 그 확신을 가슴속에 품고 두려운 마음 가득, 그러나 철저히 하나님의 나를 향한 뜻에 순종하려는 마음을 갖고 5월의 신부가 되었고, 그 해 10월 남편은 목사안수를 받았다. 만날 당시 강도사였던 남편이 난 참 어려웠다. 마치 교역자와 철없는 대학원생이 만나는 것 같은, 연인이라고 하기엔 너무 어색한 단 몇 번의 교제였지만, 지금도 기억나는 것은 남편의 눈동자는 참 부드러워 보였고(지금도 그 힘 있고 따스한 눈동자는 변함이 없다) 예수전도단 DTS 갔다온 얘기를 해주는 남편의 얼굴은 그야말로 찬양가사처럼 해같이 빛나보였다. 그 날의 느낌을 일기장에 적어놓았던 것을 지금도 가끔씩 읽으면 참 무슨 사춘기 소녀의 일기 비스므레하기도 하고 또 내가 그 분을 도와 하나님께 헌신을 다짐하는 부분에서는 무슨 하나님의 큰 사명자가 된 것같이 꽤 비장하고 용기백배한 마음도 느껴지기도 한다. 지금 생각해보면, 부족하기만한 나를 사모 만드시려고 하나님도 고민 많이 하셨겠다는 한편으론 우습지만 전혀 우습지 않은 생각도 든다. 나를 사모로 세우시기위해 어릴 때부터 내 삶 전반에 걸쳐 일하시고 나를 인도하신 하나님이 정말 너무 세밀하게 느껴져서 감사하기도 하고 놀랍기도 하다. 하지만, 늘 하나님의 뜻에 즉각적으로 순종하려고 애써온 내게도, 나를 이 곳 부산으로 이끄신 하나님의 계획을 알고 그 하나님의 섭리를 인정하고 그 뜻에 마음깊이 순종한다는 것은 그리 쉬운 일은 아니었다. 내가 태어나고 살아온 서울을 떠나 낯선 땅 부산으로 온다는 것, 사역지를 옮긴다는 것이 내게 주는 고통은 내 생각보다는 큰 것이었고, 사역하면서 늘 남편에게 순종하리라 굳게 마음먹었던 내게 이번 하나님의 우리 가정 부산행 프로젝트(?)는 참 따르기 힘든 계획이었다. 결국, 나는 우리 부부를 통해 부산에서 이루고자 하시는 뜻이 하나님께 있음을 확신하고 내 인생에 있어 또 하나의 터닝포인트를 맞아 사랑하는 친구들과 가족들, 무엇보다 내 생애 처음으로 생명처럼 돌 본 사랑하는 영혼들이 있는 정든 서울을 떠나 부산으로 향했다. 부산에서의 삶은 참 낯설기 그지없었다. 낯선 환경, 낯선 사람들, 낯선 언어와 문화가 주는 어려움이 생각보다는 크게 작용을 한 것도 사실이다. 조금씩 내 눈동자가 힘을 잃고 내 얼굴에서는 환한 미소가 저 멀리 기차를 타고 떠나버리기도 했다. 하지만 그렇게 있을 수 만은 없었다. 하나님은 왜 내게 이런 시간들을 허락하셨을까 나는 끊임없이 나 스스로에게 또 하나님께 질문했다. 어리석은 자가 되어 시간을 헛된 상념과 슬픔에 묻어버리며 보내기엔 나는 아직 젊었고 내가 포기한 것과 내가 택한 것이 너무 컸다. 하나님은 나를 그냥 이대로 내버려두실 분이 아니실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번 기회에 더욱 하나님과 가까이 하길 원하시리라 생각했고 하나님을 바라보며 위로와 힘을 얻기도 하면서 그렇게 일어서려 몸부림쳤다. 그러는 과정 중에 나는 수영로 사모회를 인터넷을 통해 찾아내었다. 서울에서 나름대로 바쁘고 녹록지 않았던 개척사역을 하면서도 일년 간 사모대학을 다닌 게 생각이 나서 이곳 부산에도 그런 게 있지 않을까 하는 막연한 생각을 갖고 찾아보았는데 다행히도 수영로 사모회가 있었던 것이다. 올 해 3월에 개강한다는 안내글을 보며 기다리는 시간 속에서 나는 마치 생떽쥐베리가 쓴 어린왕자가 생각이 났다. 여우가 어린왕자에게 그렇게 말했던 거 같다. “만약 네가 오후 네 시에 온다면 나는 세 시부터 행복해지기 시작할거야. 시간이 지날수록 나는 점점 더 행복을 느낄거야. 오후 네 시가 되면 나는 행복해서 안절부절 못하겠지. ” 라고 말했던 부분이 그저 여우의 말이 아닌, 나의 말처럼 느껴졌고, 이 말은 내가 올 한 해 동안 매 주 목요일을 기다리면서 정말 너무나 실제적으로 나에게 다가왔다. 수영로 사모회는 여우인 내겐 어린왕자와 같은 존재, 바로 그것이었다. 무엇보다 나는 말씀이 있는 사모회를 사랑한다. 늘 어릴 때부터 하나님 안에서 교회와 가까이 살아왔지만, 늘 나는 말씀훈련을 좀 더 체계적으로 받고 싶어 했고 중간 중간 제자훈련 세미나, 셀 세미나 등도 받고 제자훈련도 받는 등 간헐적인 기회가 있었지만 채워지지 않은 것이 사실이었다. 수영로 사모회를 통해 처음 접한 커피 브레이크 성경공부는 그런 내게 좀 더 성경을 친숙하게 받아들일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해주었고 질문을 통한 귀납법적 성경공부가 내게 주는 힘은 컸다. 예전에 제자훈련 지도자 세미나를 갔던 일이 자주 생각났다. 왜냐하면, 그곳에서도 리더에게 귀납법적으로 질문을 이끌 것을 많이 강조했었는데 일주일동안의 여러 훈련과정 중에 내게 제일 힘들었던 것이 아마 그 부분이 아니었을까 싶다. 전통적인 성경공부를 해왔고 그것에 익숙해진 내게 질문을 통해 성경공부를 이끄는 것은 그리 쉽지는 않았기 때문이리라. 다른 강의들이 많았고 빡빡한 스케줄 때문에 따로 귀납법적 성경공부를 배울 시간은 그 과정 중에 별도로 없었기에 내겐 힘들었는지도 모른다. 게다가 훈련 마지막 날 리더가 직접 시범을 보이는 과정이 남아있었기에 나는 밤마다 성경을 들여다보며 질문을 만들려고 나름 끙끙거렸던 것 같다. 기회가 되면 그 방법을 꼭 제대로 배우고 싶었는데 몇 년이 흐른 뒤 하나님은 내가 품은 그 소망을 내가 전혀 생각지도 않았던 부산에서 수영로 사모회를 통해 맛보게 하셨다!! 아직도 많이 부족하지만 사모회에 와서 조장 사모님의 인도를 통해 여러 사모님들과 성경공부를 하면서 말씀 속에 역사하시는 하나님을 만나고 말씀을 통해 나를 조명하며 발견하고 적용해가는 과정은 참 귀하고 귀하다. 무엇보다 질문을 통해 접근하는 이 방식이 내겐 참 유익하고 즐겁기까지 하다. 그래서 조장사모님이 조원들에게 질문들을 던질 때면 그야말로 내 마음속에서는 탄성이 나온다. 어쩜 저런 질문을 만들어 내실까. 게다가 박신실 사모님이 가끔씩 던지시는 주옥같은 질문들은 그야말로 어록에 남을만한 것들이다. 박사모님은 정말 뵈면 뵐수록 존경스럽다. 배움에의 열정과 영혼을 사랑하는 마음, 말씀을 사랑하는 그 뜨거움. 구체적으로 영혼을 섬기는 모습, 게다가 어찌나 상황을 정확하게 파악하시고 통찰력과 영적 분별력을 지니셨는지 가히 놀라울 만하다. 내가 살아오면서 내 주변에서 많은 훌륭한 분들을 뵈었는데 사모님은 참 인상 깊고 열정적인 분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할 수만 있다면 그 분을 닮아 그 열정과 능력을 본받아 나도 그런 훌륭한 사모의 모습을 닮고 싶은 마음 간절하다. 그렇게 사람을 온전히 세우고 리더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키우고 영향력을 발휘한다는 것은 참으로 귀한 일이 아닐 수 없다. 끊임없이 자신을 말씀 앞에 복종시키시면서 인내하고 기도하면서 목사님을 섬기고 교회를, 영혼들을 섬기시는 모습을 통해 하나님이 참 기뻐하실 거라는 생각, 많이 아주 많이 든다. 다시 커피브레이크로 돌아오면, 이 성경공부는 소그룹중심으로 성경공부를 하되 조장중심이 아닌 성경중심으로 성경공부가 이끌어진다는 것, 모든 답은 성경에 나와 있고 해결의 열쇠도 성경이 쥐고 있다는 것이 참 귀하다. 예전에 그냥 무심코 넘겼던 말씀 구절들이 새롭게 다가왔다. 특정 말씀만 외우고 좋아했던 내게 성경 그 어느 부분도 그저 넘기기엔 너무 아까운 주옥같은 표현들로 보였고, 특히 말씀을 읽는 게 더 편해지고 하나님의 말씀을 내게 늘 레마의 말씀으로 다가가게 해 달라는 내 오랜 기도제목이 왠지 응답되는 느낌이 들었다. 수영로 사모회는 이렇게 말씀이 주는 기쁨을 맛보게 하는 것 외에도, 여러 귀한 믿음의 친구들과의 성령 안에서 하나됨을 맛보게 해 주었다. 사모라는 같은 사명을 지닌 우리들은 보기만 해도, 여러 말을 안 해도 마음이 통하니 이 얼마나 귀한 일이랴. 게다가 함께 말씀을 통해 서로가 자라도록 양분이 되어주니 참으로 귀한 공동체가 아닐 수 없다. 나는 개인적으로 공동체라는 말을 참 좋아한다. 공동체라는 말이 주는 어감이 참 따뜻하게 느껴지고 무엇보다 그 단어가 주는 통일성이 우리 모두를 하나됨으로 이끄는 것 같아 좋아한다. 혼자인 것보다 전체가 하나 되어 연합하는 기쁨이 얼마나 큰지 모르겠다. 혼자 하나님을 섬기는 것보다 함께 울고 웃으며 서로에게 버팀이 되어주면서 서로가 자라게 하도록 양분이 되어주니 이 얼마나 귀한 일일까. 수영로 사모회야 말로 주님 안에서 말씀과 더불어 자라가는 영적인 공동체요, 사랑의 삼겹줄로 꼭 매여진 깊은 사랑의 공동체요, 서로 떡을 떼며 자신의 좋은 것들을 아낌없이 베풀고 나누는 나눔의 공동체인 것이다. 생면부지의 선교사님들을 위해 기도할 때면 꼭 눈물이 난다. 세계 각 곳에 흩어져서 주님의 사명을 감당해내고 있는 그들을 보노라면, 그 분들의 가슴 절절한 기도제목을 읽고 그들을 품고 기도하노라면 내가 그 현장에서 똑같은 아픔을 가진 그들로 분한 나 자신을 발견한다. 그들의 기도가 내 기도가 되어 마음 깊은 곳에서 울린다. 내가 해야 할 일을 그 분들이 먼 땅에서 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면서 가슴 한 가운데에 무엇인가 자리 잡은 듯이 아파오면서 저리고 눈물이 앞을 가린다. 좀 더 주를 위해 헌신해야함은 물론이요 뭔가 더 분발해야겠다는 생각도 들고 주님 앞에 설 때 부끄럽지 않아야겠다는 각오도 들면서 편치 않은 마음으로 그러나 주님의 긍휼을 강력히 구하며 선교사님들을 위한 기도시간을 보낸다. 이처럼 수영로 사모회는 내게 늘 자극과 도전을 심어주는 귀한 곳이다. 내가 서 있는 자리에서 최선을 다해 가정을 섬기고, 영혼을 돌보고 사역에 임할 것을 격려하면서 동시에 내게 그 자리에 머물러 있는 것이 아닌 더 높이 날아오르고 어둠속에서 그저 빛이 오기를 수동적으로 기다리는 것이 아닌, 빛을 찾아 어둠속에서 길을 떠날 수 있도록 준비시키고, 일어서도록 나를 세운다. 나는 매 주 목요일을 기다린다. 앞서 말한 것처럼, 여우가 어린왕자를 네 시에 만나기로 했다면 오후 세 시부터 행복해지듯이 나는 사모회를 기다리면서 행복을 느끼기 시작한다. 나는 사모회를 사랑하고 박신실 사모님을 비롯하여 우리 조장 원정옥 사모님, 모든 사모님들을 가슴으로 사랑한다. 어쩜 나는 여우가 어린왕자에게 길들여지듯이 이미 사모회에 길들여졌는지도 모른다. 그래서 사모님들의 아픔이 내게 큰 아픔으로 다가오고 작은 일이라도 함께 기쁘니 너무나 행복하고 또 감사하다. 나는 앞으로 수영로 사모회가 더욱 빛을 발하기를 바란다. 아직도 이 땅에는 사모라는 이름을 가졌지만, 하나님이 사모로 삼아주신 것에 대한 기쁨과 황송함보다는 억울함과 고통으로 점철된 시간 속에서 비젼을 발견하지 못하고 어둠속에서 그저 빛이 오기를 기다리는 마음으로 살아가는 사모님들이 있다. 또는 사역의 현장에서 점점 힘을 잃고 몸과 마음이 다 지쳐서 눈동자에 힘을 잃고 가슴으로 고통을 쓸어내리면서 주님의 긍휼하심을 구하며 혼자 감당해내려 몸부림치는 사모님들이 있다. 또는 역동적인 사역의 현장에서 저마다 최선을 다해 헌신하며 좀 더 자신을 발전해나가고자 더 큰 하나님의 비젼을 발견하고자 애쓰는 사모님들도 있다. 이런 다양한 사역과 삶의 부분 부분들 속에서 나는 수영로 사모회가 사모님들에게 어둠속에서 빛을 찾아 떠나도록 준비시켜주는 귀한 역할을 감당한다고 생각한다. 혼자 일어서지 못하는 이들에게는 친구가 되어주고 상처 입은 이들에게는 치유와 회복의 역사가 말씀을 통해 굳건히 서도록 도와주는 곳, 우리를 향한 하나님의 비젼을 발견하고 그 비젼을 위해 구체적으로 마음관리, 시간관리 등을 제시하면서 무엇보다 말씀을 통해 나를 발견하고 내가 이 땅에서 어떻게 사모로서 살아가야 할지를 보여주는 귀한 곳이다. 꿈을 위한 날개짓이 시작되는 곳, 어둠속에서 빛을 향해 나아가도록, 용기를 내어 일어나 떠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곳인 사모회를 사랑하고 축복합니다........... (서정교회 배승구 목사의 아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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