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남편을 그리워하며
남편 정필도 목사를 그리워하며(총신 62회 회지 헐떡고개 2 원고) 박 신실 6학년 때 예수 믿고 성령 받은 후, 마지막 날 예수님 만날 때, “필도야!”하고 뛰어나와 안아주시길 소원해서 평생 복음 전파와 영혼구원에 그렇게 수고하던 당신이 천국에 도착하자마자 예수님이 뛰어나와 맞아 주셨겠네요! 옷을 입으려고 당신 앞에서 등을 돌려대면 지퍼를 올려주던 당신의 따뜻한 손길이 그리워 눈물이 나네요! 오늘도 손가락이 아픈데 안 열리는 병뚜껑을 돌리면서 당신에게 좇아가 내밀면 “아유! 우리 왕비님!”하면서 거절않고 열어주던 당신이 그리워요! 오늘 같이 글을 못 써서 밤 열두시가 넘도록 책상에 앉아 있는 나를 기다리다가 내 책상 맞은편에 와 앉으면서 “뭐가 그렇게 힘든데? 말해 봐!” 하던 당신이 너무 그리워요! 그러고 보니 당신이 간지도 일년이 다 되어 가네요. 예수님 재림하실 때까지 살아서 말씀 전하든지, 죽어서 예수님을 만나야 한다면 병들어 죽지않고 말씀 전하다가 순교하겠다고 평소에 소원하던 대로, 코로나가 극성을 부리던 몹시 추운 때 어느 교회 집회 후 코로나를 못 이기고 30일 만에 하나님의 부르심을 받은 당신. 선교지에 도착해도 방에 들어가기 전에 와이파이를 연결해 달라고 하고는 제일 먼저 나에게 전화한다고 함께 간 집사님들이 부러움과 함께 놀리듯 내게 이야기한 것처럼, 선교지뿐 아니라 어디를 가더라도 아침 저녁으로 전화해서 어떻게 지냈는지 묻고, 그 날 있었던 이야기를 해 주던 당신이 그리워요. ‘당신은 하나님 나라를 위해 너무 고급 인력이었는데… 차라리 나를 데려가시고 당신을 남겨 두었으면 하나님 나라에 더 유익했을텐데…’ 생각하면 참 안타깝기 그지없네요! 당신이 떠나고 나니 내게는 울타리가 없어졌어요. 평생 울타리뿐 아니라 좋은 우산 역할을 해 주어서 나는 그 안에서 얼마나 자유롭고, 즐겁고, 행복한 날을 보냈었는지… 당신은 예수님같이 나를 사랑해 주고 끊임없이 나를 용서해 주었지요. 지적하고 비난하기 보다는 칭찬해 주고, 내 머리카락을 쓸어 올리면서 “당신은 이곳에 지혜가 숨겨져 있어! 얼굴에 복이 더덕 더덕 붙었어! 당신은 잘 할거야! 하나님께서 크게 쓰실꺼야” 칭찬해 주고 격려해 주던 당신 음성이 너무나 그리워요! 아이들을 다 공부하러 보내 놓은 어느 때부터 부엌에서 나를 해방시켜준다고 성도들 앞에서 선언하고는, 반찬 투정하지 않고 김치찌개도 나보다 더 맛있게 하고 양말, 속옷을 벗자마자 빨아 널어놓곤 하면서 내게 은사를 따라 자유롭게 사역할 수 있도록 전적인 외조를 해준 당신이 그리워요. 오늘 당신 영정 사진을 보니 그렇게 예쁘고 잘 생긴 얼굴이 왜 그렇게 핏기 없고 바래보일까요? 그렇게 피곤한데도 전심으로 생명을 다해서 주를 위해 살더니… 하나님이 이렇게 일찍 불러가실 것을 알고 마음이 바빠서 그렇게 열심히 살았나요? 수영로교회를 개척하고 전심으로 교회를 사랑한 당신. 교회와는 결혼했다고 생각하고, 절대 딴 마음 먹지 않았던 당신. 집회나 다른 일로 교회를 떠나 있을 때면 영적전쟁을 선포하고 기도로 교회를 지켰던 당신. 어느 지역에서라도 예배 시간을 기억하고 눈을 감고 기도하던 당신을 기억해요. 자나깨나 교회를 위해 염려하다가 교회로 돌아오면 엄마 품에 안긴 어린아이 같이 편안해 하며 성전에 나가서 기도의 자리에 앉아 한없이 좋아서 시간 가는줄 모르고 주님과 교제하던 당신. 유품을 정리하다가 “여호와 나의 목자” 찬송 가사를 써서 줄을 그으며 혼자 불러 녹음해 놓은 걸 발견했을 때, “나는 나의 아버지 하나님이 너무나 좋다” 2020년 3월 20일 밤에 써놓은 글과 또 다른 메모들을 발견할 때마다 우리는 당신이 하나님과 어떤 시간을 보냈는지 알아가고 있어요. 이 큰 교회를 목회하면서 모든 부서 담당 교역자 설교 테이프를 쌓아놓고 두 세개씩 동시에 들으면서 그들이 어떤 말씀을 어떻게 먹이는지 관심을 가지고 성도들을 염려한 당신. 부교역자들에게 큰 형님처럼 칭찬해 주고 격려해 주고 도와주던 당신. 임지가 나지 않아 안타까워 하는 교역자들에게 “임지를 위해 어떻게 기도하느냐?”면서 그들의 장래를 함께 고민하며 기도해 주던 당신. 그래서 수영로교회에 몸담고 있던 모든 교역자들은 “수사모(수영로교회를 사랑하는 모임)”를 만들고 자랑스러워하며 당신 생일마다, 또 새해가 되면 수련회로 당신의 강의를 듣길 원하고, 문제만 있으면 수시로 상담하곤 했지요. 89년도 한 장로님이 보내온 내용증명 편지를 보고 “‘수영로 하면 정필도, 정필도 하면 수영로’라고 당신 이름이 하나님보다 더 높아졌나보다 이젠 떠나라고 하시나 보다”라고 하던 내게 “이런 일이 있다고 모두 다 교회를 떠나면 어떻게 되겠어? 먼저 기도를 해야지!” 하며 강단에 올라가 기도하더니, “년초에 하나님께 약속했던 것들을 내가 지키지 못했어!”하면서 교회는 시험거리로 그렇게 어려운데도 아랑곳 하지 않고 교인들과 함께 기도운동, 전도운동하던 당신. 평소에 기도운동, 전도운동, 말씀운동은 절대로 쉴 수 없다고 늘 강조하며 은혜중심, 말씀 중심, 선교중심의 교회를 세워 가다보니 정말 은혜롭고 말씀이 살아있고, 선교에 전심해서 많은 헌신자들이 나오는 교회가 되게 했던 당신. 공개적으로 헌금을 작정하지 말고, “주시면 하겠습니다. 안주시면 못합니다”라며 절대로 빚내지 말고 하나님이 주시면 하라고 하던 당신. 어려운 IMF 때에 성전건축을 시작하며 성도들에게 헌금은 안 해도 되지만 기도는 해야 한다며 기도운동을 일으켜서 어려운 시대에 십일조는 줄었지만 감사할 일은 더 많아져 감사헌금이 넘쳐나서 매주 몇십억씩 남는 재정으로 건축을 넉넉히 감당하도록 이끌었던 당신. 부산에서 가장 큰 교회를 완공하고 두려움이 밀려온다고 하나님 앞에서 물을 때 ‘겸손하기만 하라’고 하시는 하나님 음성을 듣고는 얼마나 겸손하기를 애썼는지… 모습까지도 겸손하려고 시장에서 옷을 맞춰 입으면서 만족해 하던 당신. 늘 지구본을 돌려가며 기도하고 나라마다 진실한 하나님의 사람을 찾으면 그렇게 기뻐하던 당신. 은퇴 후에는 “세계를 위해 기도했더니 이제는 세계를 다니며 말씀 전하게 하신다”고 기뻐하며 매번 말씀을 전할 때마다 ‘이 말씀이 마지막이라면 어떤 말씀을 전할까?’ 기도하며 준비하던 당신. 하나님께 “주님! 우물이 마르면 나누지 못합니다”하면서 늘 봉투를 만들어 준비해 놓고 선교사나 방문하는 목회자들에게 나누던 당신. 당신은 정말 목사 중의 목사, 남편 중의 남편, 아버지 중의 아버지였어요. 아이들도 말하기를 “예수 그리스도의 장성한 분량에 자라가라”는 말씀대로 당신은 그렇게 영적 성숙을 이룬 사람이라고 말하네요. 사위들도 손주들도 그렇게 말해요! 그러니 당신은 정말 성공한 목사요, 성공한 아버지요, 성공한 남편이에요. 지금은 구정 명절인데 당신을 주의 종으로 알고 순종하고 사랑하고 존경하던 성도들이 당신 있을 때 만큼 선물을 보내 오네요. 내가 평생 당신의 사랑과 존경을 함께 먹고 살았는데… 당신이 있을 때 뿐 아니라 가고난 지금도 당신의 사랑을 먹고 있네요! 당신이 은퇴한 이후에 들어온 젊은 성도들이 당신의 소천 소식을 듣고 장례 예배에 일주일 내내 참석하면서 큰 충격을 받고 당신의 설교와 세미나를 집중해서 들었다네요. 그러면서 저들 심령 가운데 성령의 불, 기도의 불, 전도의 불, 말씀의 불이 붙어서 사모하는 심령으로 기도하고, 철야 시간마다 당신 대신 눈물로 강단을 채우며 기도하고 있다는 소식을 들었어요. 젊은 청년들은 당신의 마지막 유언을 들으면서 우리는 마지막을 어떻게 할거냐고 후회하며 회개하고 새롭게 하나님 앞에서 결단한다는 이야기를 들었어요. 이번에 벤쿠버에 가서는 당신을 알지 못하던 목사님이 당신에 대한 이야기를 듣고 당신의 세미나와 설교 말씀을 계속 들으면서 당신을 멘토 삼아 변화되어 가고 있다고 설교중에 이야기하더라구요. 당신이 가던 날 모든 수치가 다 정상이 아닌 그때 유언을 하던 것을 기억해요. 간호부장 권사님은 30년 중환자실에 근무하면서 당신 같은 마지막을 본 적이 없다면서 너무 놀라워했어요. 그래서 그 유언은 당신 속에 거하시는 성령님께서 당신의 입을 빌려서 말씀하셨다고 믿어요. “정말 예수님을 사랑하고 주님께 충성하고, 주님의 뜻과 확실한 증거를 이루고, 진실한 믿음으로, 진실로 회개하여 새사람 되어, 열매를 아름답게 맺기 위해 적당히 생각하지 말고 확신을 가지고, 지난 과거보다 열 배 이상 열매와 능력이 나타나게 하여 한 순간, 한 순간 하나님께 영광을 돌리고 더 큰 능력있는 성령의 종이 되어서 더 놀라운 일을 하는 우리 모두가 될 줄 믿습니다. 예수님 이름으로 기도합니다. 아멘”(정목사의 유언중 부분 발췌) 그렇게 힘든 가운데 긴 시간 식구들, 성도들, 수영로교회, 한국교회 모든 목회자들을 위해 선포하고 감사하고 기도하던 당신의 유언이 없었다면 저는 어떻게 혼자 세상을 살아갈 수 있을까요? 85년도 교통사고로 병원에 입원해 있던 어느날 세 시간을 만나 주신 하나님께서 “네 남편을 목회자의 샘플로 삼겠다”고 하셨던 것을 기억해요. 그 말씀대로 하나님께서는 당신을 목회자의 샘플을 삼으셔서 그렇게 살고 그렇게 하나님의 부름을 받아 가셨네요. 당신의 임종 앞에서 죽음의 복을 받은 당신이 너무 부러웠어요. 그리고 마음에 큰 부담이 왔어요. 당신은 삶과 죽음의 경계를 이렇게 멋지게 넘어갔는데 나는 어떻게 마지막을 맞이해야 할까요? “의인이 죽을지라도 마음에 두는 자가 없고 진실한 이들이 거두어 감을 당할지라도 깨닫는 자가 없도다. 그들은 평안에 들어갔나니 바른 길로 가는 자들은 그들의 침상에서 편히 쉬리라”(사 57:1-2) |
|
이재영
2023-02-11 16:05
|
사랑하는 박신실 사모님! 귀한 글을 이곳에도 나누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원로목사님을 여전히 추억하며.. 존경하며.. 그리워하며.. 저희들도 그 발걸음 미약하게나마 따라가려고 늘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사모님께도 늘 영육의 힘 주시고 위로와 평강과 사랑으로 덮어 주시길 기도합니다. | |
|
|
허소영
2023-02-14 20:04
|
존경하는 박신실사모님!!글을 읽으며 눈물이 납니다ᆢ더욱 정필도목사님이 선명하게 그려지며 겪에 계시는 듯 느껴져 도전이 되고 마음이 뜨거워져 기도의 자리를 사모하게 됩니다 천국 가시고도 복음전파 하시는목사님을 본받으며 살고싶습니다 사모님 감사합니다 강건하시길 ᆢ힘있게 남은 사명 감당하시길 기도하겠습니다♡ | |
|
|
|
황숙영
2023-02-18 17:54
|
사랑하는 사모님, 제가 이제야 사모님의 글을 읽었습니다. 가슴 절절한 그리움을 담아 사부곡을 써내려간 사모님의 심정이 고스란히 전해져와 눈물이 흐릅니다. 우리 모두에게 너무도 소중했던 정필도 목사님.... 일평생 하나님 안에서 많은 복을 누리고 나누다가 마지막 복까지 누리고 가신 목사님이 저도 너무 부럽습니다. 여전히 지금도 우리에게 많은 감동과 도전을 주고 계시는 목사님을 생각하면 사모님과 같은 고민을 하게 됩니다. 때때로 이곳에 들어와 다시 이 글을 읽으며 마음을 다잡겠습니다. 사모님, 감사합니다. 더욱 강건하셔서 끝까지 정필도 목사님과 같은 복을 누리시도록 기도합니다. | |
|
|
